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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낭여행기 - 3. 베이징 도착, 그리고 증명된 미흡한 준비

돗순이 2015.11.27 23:57

 

 

2011년 1월 중국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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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 8시 버스를 타면서, 버스가 아침 6시쯤 도착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침 6시라면 얼추 해가 뜰 시각이고, 지하철이든 뭐든 다닐 시간이니깐 별 무리없이 시내로 들어가 미리 정해놓은 숙소를 찾아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신나게 잘 자고 있던 새벽 5시, 느닷없이 버스가 서더니 사람들이 다 내리기 시작한다. 예상보다 일찍 베이징에 도착한 것이다. 밖은 아직 칠흑같은 어둠, 게다가 난 버스가 베이징 어디에 멈췄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일단 주섬주섬 짐을 챙겨 내리긴 했는데,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깝깝한 상황. 일단 무작정 앞에사람을 따라가기 시작했고, 그러다 마침 문을 연 슈퍼가 보이길래 들어갔다. 가장 먹음직스러운 오렌지쥬스 비슷한 걸 하나 집어 든 다음, 가이드북을 펼쳐들고 주인아저씨에게 단어 하나를 보여주었다.


 
"地鐵" (지하철)


 
생각해보면, 그냥 터미널 앞에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잡아탔고 목적지를 말하면 될 간단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깜깜한 밤에 혼자 택시를 타는게 영 내키지가 않았고, 여기가 어딘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택시비를 내야 할지 가늠할 수 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작정한 것이다.


 
내가 중국사람인 줄 알고 첨에는 중국어로 말을 하던 주인아저씨는, 이내 당황하며 손가락으로 내가 왔던 길 반대방향을 가르켰다. 그리고 다섯 손가락을 좍 펴 보인다. 5km?, 5분? 걸어갈 수 있는 거리냐는 몸짓을 해 보였고, 그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주인아저씨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인가보다.  


 
그리고 다행히도, 지하철역은 그리 멀지 않았다. 조금 걸으니깐 지하철역이 나왔다. 이제부턴 조금 수월한 일. 지하철지도를 보고, 내가 갈 역을 찾아가면 된다.

 

 

 

 


 
중국 지하철 무인발매기는 중국어와 영어가 지원되고, 이렇게 지도가 나와 있어서 편리했다. 내가 갖고 있던 가이드북에는 전문근처 숙소들이 괜찮다고 써 있어서 일단 그리고 가 보기로 했다. 다행히도 전문은 네다섯정거장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 가이드북을 따라 전문 앞으로 숙소를 정한 건 나의 치명적인 준비 부족이었다. 내가 갖고 있던 가이드북은 헌책방에서 3천원 주고 산, 2005년에 출간된 것이었다. 베이징은 2008년 올림픽을 기점으로 많이 변했는데, 그 중 하나는 외국인이 머물 수 있는 숙소가 중고급 호텔, 국제유스호스텔 정도로 제한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이드북에 제시된 "싸고 괜찮은" 호텔들 대부분은 외국인이 머물 수 없는 호텔이 되어버린 상황이었다. 거기에 가이드북에 제시된 전문 근처 호텔들은, 날이 밝고 나서 보니 재개발이 진행되 대부분 헐리거나 문을 닫은 상황이었다;; 이런걸 사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호스텔월드같은 좋은 싸이트를 검색해서 값싸고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 정보를 알아왔을 것이다.

 

 

 

 
어쨌거나, 그것도 모르고 전문까지 지하철을 타고 잘 왔고, 지하철 역 앞에서 만난 호텔 삐끼(;) 아저씨의 손에 이끌려 괜찮은(그러나 좀 비싼) 호텔방에 드디어 내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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