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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낭여행기 - 2. 옌타이에서 베이징 가는 길

돗순이 2015.11.27 23:51

 

 

2011년 1월 중국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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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타이로 온 이유는 단지 비자를 빨리 받기 위해서였을 뿐, 이곳을 관광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떻게든 빨리 베이징으로 가야만 했다. 출발 전 알아본 결과, 밤에 베이징으로 떠나는 기차가 있다는 정보를 얻었고, 그래서 옌타이에 도착하자마자 기차표를 끊기 위해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역은 항구랑 매우 가까운, 걸어서 10분이 채 안 걸리는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꽤나 세련된 현대식 건물이라 깜짝 놀랬다. 말이 안 통하는 상황에서 기차표를 끊는 것은 또 하나의 난관이었는데, 이런 나를 위해, H사장님은 "베이징으로 가는 기차표 한장 주세요. 침대칸으로 주세요"라는 중국어를 친절하게 적어 주셨다. 나는 그저 그 종이를 매표소에다 들이밀면 되었다. 매표원이 그 종이를 보고 알아들을 수 없는 무슨 말을 하길래 난 그저 고개를 끄덕였고, 미리 알아본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표를 끊을 수 있었다.


 

 

 

 
중국에서 산 첫번째 기차표. 이 기차를 타면 다음날 점심때쯤 베이징에 도착하게 되고, 그러면 여행의 가장 큰 고비들을 무사히 넘기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표를 산 다음,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항구 앞 조선족식당에 들어갔고, 우연히도 거기에는 같은 배를 타고 왔던 H사장님이 먼저 와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기차표는 잘 샀냐고 물어보시길래 내가 산 표를 보여드렸는데, 사장님 왈
 
"야이놈아, 이거 입석이잖아. 하이고."
 
생각보다 쌌던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침대칸 자리가 없었고, 그래서 매표원이 입석표를 던져줬는데, 중국말을 알아들을 수 없고, 이 기차표가 입석인지 침대칸인지 구분할 능력도 없었던 나는 좋아라하며 받아들고 온 것이다. 여행 첫날부터 밤새, 낯선 중국사람들 틈바구니에 낑겨서, 서서 기차를 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해서, 난 다시 표를 바꾸러 기차역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중국말과 한국말을 모두 할 수 있는 식당주인아주머니 아들이 나와 동행했다. 식당주인아주머니는 베이징으로 가는 야간버스가 아마도 있을거라며, 기차표가 없으면 그 버스를 타면 될 것이라고 친절하게 조언도 해 주셨다. 다시 한번 긴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기차표를 취소하고, 역 바로 옆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가서 저녁 8시에 출발하는 야간침대버스표를 예매할 수 있었다.

 

 

 

 

 

 
저녁 7시 45분, 물론 좁고 불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깔끔하고 좋았던 침대버스에 올랐다. H사장님과, 식당주인아주머니, 주인아주머니 아드님 등 친절하고 좋은 분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도 여행시작하자마자 고생 제대로 하고, 어쩌면 짐싸서 다시 돌아와야 했을지도 모른다. 단지 하루라도 더 빨리 여행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도전했던, 옌타이 입항은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마무리됐다. 버스가 무사히 베이징에 도착하길 바라며, 억지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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