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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08 라오스

라오스 - 32. 폰사반(Phonsavan), 전쟁의 흔적

돗순이 2015.11.27 01:09

 

 

2008년 6월 ~ 7월 라오스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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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사반에 도착한 7월 13일 본 일몰, 그리고 무지개

 

 

폰사반(Phonsavan)은 전통적인 라오스 여행루트인 비엔티엔-방비엥-루앙프라방에서 약간 비껴난 곳이지만, 라오스를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찾아가봐야 하는 곳이다. 바로 폰사반 근처에 흩어져있는 항아리평원(Plain of Jars)을 보기 위해서이다. 항아리평원 여행기 전, 폰사반의 아픈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적어본다.

 

 

 

 

 

 

 

 

폰사반에서 너무나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각종 불발탄, 그리고 전쟁의 흔적들. 불발탄 뿐만 아니라, 폭탄이 떨어져 생긴 거대한 구덩이들 역시 폰사반과 항아리평원 주변에서 너무나도 흔히 볼 수 있다. 불발탄을 제거하는 작업은 베트남전쟁이 끝난지 30년이 지난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베트남전쟁 기간동안, 라오스에 단일전쟁규모로는 가장 많은 폭탄이 투하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베트남전쟁 당시, 라오스의 현 정권을 잡고 있는 사회주의단체인 파탓 라오(Pathat Lao)가 이곳에 본거지를 두고 내전을 벌이는 동시에, 호치민의 북베트남을 은밀히 지원하고 있었다. 호치민루트가 라오스 북부 산악지대를 통과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눈감아주었고, 북베트남은 그 대가로 파탓 라오에 금전적, 군사적 지원을 해 주었다. 이를 알게 된 미국 CIA는 은밀히 폰사반과 그 주변에 엄청난 폭탄을 투하해 파탓 라오 세력을 궤멸시키려고 했는데, 이 불발탄들은 바로 그때 떨어진 폭탄들이다. 불발탄 제거단체인 MAG의 관련영상을 보면, 태국에서 출발해 북베트남을 공습하고 돌아오던 폭격기들이 베트남에서 처리하지 못한 폭탄을 라오스 북부에 "쏟아버리고" 돌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폭탄이 남아있으면 착륙할 수 없기 때문이다. 
 

 

 


라오스 작전을 부인하던 미국은, 전쟁이 끝나고 22년이 지나서야 전쟁을 벌인 사실을 시인했다. 그래서 이 전쟁을 "Secret War"라고 부른다. 이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는 정확히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항아리평원 투어가 끝난 뒤, 오후에는 잠깐 폰사반 주변을 둘러보았다. 폰사반 시가 다 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이 추모공원은, 라오스 내전 당시 순국한 군인들을 위한 곳이다. 문도 닫혀 있고 사람도 없길래, 그러려니 하고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어디선가 갑자기 소를 끌고 나타난 한 아저씨가 입장료를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지금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생각보다는 비쌌던 걸로 기억한다;

 

 


 
 

 

 

 


 

 
라오 글씨는 읽을 수 없지만; 숫자들은 아마 태어난 년도와 사망한 날을 기록해 놓은 것 같다. 우리의 6.25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젊은 학생들, 청년들이 라오스 내전에 뛰어들어 목숨을 바쳤다. 역사는 이들을 영웅이고, 추모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든 생각은, 결국 전쟁에서 죽는건 개죽음이라는 생각뿐; 전쟁은 이념의 싸움이고, 거대한 집단의 충돌이다. 어느 한 국가, 단체가 전쟁에서 승리할 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은 승리든, 패배든, 어느쪽에 속해있든 다 피해자일 뿐이다.
 

 

 


 
추모공원에서 바라본 폰사반 시의 모습. 라오스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도시라고는 하지만, 여느 한적한 시골마을과 비슷한 느낌이다. 사실 라오스는, 비엔티엔을 빼고는 다 작은 시골마을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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