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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 1. 씨판돈(Si Pan Don) 1 본문

해외여행/'08 라오스

라오스 - 1. 씨판돈(Si Pan Don) 1

돗순이 2015.11.17 08:02

 

 

2008년 6 ~ 7월 라오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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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남쪽 끝, 씨판돈(Si Pan Don)에 도착한 순간, 당신은 혈압이 끝없이 내려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 론리플라넷 라오스

 

 


 
 
태국과 라오스를 가르며 흐르던 메콩강이 캄보디아 근처에 이르러서는, 최대폭 14km에 이를정도로 거대해진다. 그 위에, 수많은 섬들이 점점이 박혀있다. 누군가가 세다 세다 포기하고, 한 4천개쯤 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바로 씨판돈, 라오스말로 "4천개의 섬" 이다.
 
 
씨판돈까지 온 여행객들은, 모든 짐을 내려놓고 긴 휴식시간을 갖는다. 세상 모든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이 나른한 섬에서 이들은 강가에 지어진 방갈로 그물침대에 누워 유유히 흐르는 메콩강을 하염없이 바라보거나,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책을 읽는다. 그러다 좀 지루해지면 섬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순박한 라오스 사람들의 삶을 엿본다. 정말로 좀이 쑤신 사람들은, 자전거를 빌려타고 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거나, 배를 하나 빌려타고 낚시를 나가거나, 또는 메콩강에 풍덩 뛰어들어 더위를 식히기도 한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저녁에만 돌리는 발전기마저도 다 꺼지는 한밤중엔, 촛불 밑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천원밖에 안하는 위스키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눈다. 정말로 모든 사람들을 게으름뱅이로 만드는 곳이 씨판돈이다. 한번 들어오면 떠나기가 싫어지고, 특별히 한 일이 없는데도 시간은 유유자적 흘러간다.
 

 

 
씨판돈까지 가기 위해선 보트를 타야 한다. 캄보디아 국경을 넘은 뒤, 나는 돈뎃(Don Det)의 한 방갈로에 짐을 풀었다.
 

 
 

 

 

 

 
모든 방갈로가 이렇게 메콩강을 바라보고 있다. 그물침대도 물론 달려있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씨판돈에는 고급숙박시설이 없다. 선풍기가 있는 방갈로도 몇 없고, 그나마 저녁에만 발전기를 돌리기 때문에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나 갔을 땐 우기라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그리 덥지는 않았었다. 물론 공용화장실을 써야하고, 익숙한 좌변기를 찾기 위해선 몇곳을 뒤져봐야 한다. 뜨거운 물 역시 기대하기 힘들다. 이곳에 사는 라오스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소박한 생활을 즐겨야만 한다. 
 
 

 

 
강가의 레스토랑에 앉아, 해가 지는 메콩강을 바라보는 것 역시 씨판돈에서 누릴 수 있는 작은 즐거움이다.
 

 


 

 

 


메콩강에서 고기를 잡는 아주머니.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게스트하우스나 식당을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씨판돈 사람들에게 메콩강은 오랜 삶의 터전이다.
 
라오스 사람들은 정말로 친절하다. 영어의 friendly라는 표현이 가장 정확할 것 같다. 외국인을 보면 항상 먼저 웃으며 "싸바이 디"를 외친다. 베트남이나 싱가포르 사람들이 무표정하고,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들의 국민성이 원래 이렇게 밝고 낙천적인건지, 아니면 돈과 행복은 정말로 반비례하는건지, 어쩌면 둘 다 인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라오스를 여행하는 내내, 이렇게 인사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하고 즐거웠다.


 

 

 

 

 

 
메콩강에서 즐겼던 낚시. 생선은 한마리도 못잡았지만 드넓은 메콩강 속에 푹 파묻혔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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