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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낭여행기 - 18. 청두 촉풍아운 공연

돗순이 2015.12.01 14:03

 

 

2011년 1월 중국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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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에서 보낸 마지막 날 밤, 촉풍아운(蜀風雅韵)에서 공연을 보았다.
 
 

 

 

 


쓰촨성을 대표하는 변검을 포함해, 다채로운 공연을 매일 밤 선보이는 청두의 유일한 공연극장인 촉풍아운은 100년 역사를 자랑하며, 청양궁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공연티켓은 게스트하우스나 호텔을 통해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데, 가격은 150원이니깐, 우리나라 돈으로 25000원 정도 하나보다. 절대 싼 편은 아니지만,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무척 볼만한 공연이어서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촉풍아운에 들어서자마자, 공연을 앞둔 배우들이 분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으며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뒷무대를 과감하게 입구로 옮긴 셈. 공연을 보러 온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흥미로운 모습으로 배우들의 준비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중국 전통 공연을 보는 것 만으로도 설레고 기억에 남을 일인데, 이렇게 뒷무대도 직접 보게 되다니.
 

 

 

 


베테랑 배우다운 포스를 발산하며 당당하게,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분장을 하던 배우의 모습을 곧 무대에서 보게 된다.

 

 

 

 

 
공연장 입구에는 경극 복장을 입은 마네킹이 나를 맞이한다.


 

 

 

 

 


베이징에서도 그랬듯, 공연에서 차를 빼놓을 수 없다. 수시로 채워지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차를 느긋하게 마시며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첫 무대는, 큰 주전자에 차를 우려내는 모습을 기예화(?)한 공연이다. 입구가 긴 주전자를 이리저리 휙휙 돌린 다음, 식탁에 놓인 컵에 정확하게 차를 따른다.
 

 

 

 


 
공연이 끝난 다음에는, 공연장에 모인 모든 관객들에게 이렇게 차를 따라준다.

 

 


 

 

 

드디어 공연 시작! 첫 번째 공연은 백희쟁패(百戱爭覇)란다. 한나라 시대 의상을 입은 다섯 명의 배우가 나와서 순서대로 노래를 하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경극과 비슷한 듯 보이지만, 노랫말은 경극보다 더 빨랐고, 특별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의상은 경극만큼이나 화려하고, 분장 역시 경극만큼 진하다.
 
 

 

 

 

 
한 공연이 끝날때마다, 이 이쁜 누나가 나와서 다음 공연을 소개해 줬다. 베이징에서와는 달리, 확실히 외국인을 겨냥한 듯, 중국어로 소개를 한 다음 영어로도 소개를 해 줬다. 베이징에서는 중국어로만 소개가 되는 바람에, 나는 공연을 보면서 공연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촉풍아운에서는 미리 공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음 공연은 스틱 퍼펫(Stick Puppet). 왼 손은 인형 안에 집어 넣어서, 그리고 오른손으로는 인형에 연결된 나무스틱을 조작해서 다양한 인형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공연이다. 그 움직임이 얼마나 정교하던지. 손가락 하나하나, 작은 몸동작 하나하나 세심하게 움직이는 모습에 감탄과 박수가 절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징후라는 악기 독주공연이 그 다음 차례였다. 징후는 우리나라 아쟁과 흡사했다. 모양도 그렇고, 소리도 그렇고. 고수의 포스가 철철 넘치는 징후의 달인이 나와서, 멋지게 두 곡을 연주했다.

 

 

 

 

 

 

 
그 다음은 "장강" 이라는 제목의 공연이었다. 장강을 건너려는 한 부인과 뱃사공의 이야기를 악극 형식으로 담아낸, 쓰촨지방 전통 형식의 공연이라고 한다. 뱃사공의 노래는 장강을 인생과 비유하는 노랫말로 이뤄져 있다고 한다.
 
 

 

 

 

 

 

 

 

 


다음 공연은 그림자공연. 손이 매우 부드러운 배우가 막 뒤에서, 오로지 손 만으로 새, 토끼, 부엉이 등 각종 동물의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공연을 보러 온 아이들이 특히나 좋아했는데, 나 역시도 동심으로 돌아가 즐거운 마음으로 그림자공연을 지켜보았다. TV에서 본 것 말고는 그림자공연을 제대로 감상한 적이 없었을 뿐 아니라, 너무나도 신기하고 감동적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저런 능력도 가질 수 있다니.
 
 

 

 

 
 

 

 
다음 공연은 피리 독주. 넓은 콧구멍으로 한없이 공기를 들이마신 다음, 시원하게 피리를 불은 이 피리의 달인은 강이 흐르는 풍경과, 아침에 새가 지저귀는 풍경을 피리로 완벽하게 재현해 내었다. 가끔 드는 생각인데, 사진에도 소리를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 공연은 곤등(滾燈)이랍니다. 공연 중간중간, 관객을 신경쓰며 즐거움을 주려는 흔적이 보인다. 확실히 촉풍아운의 공연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공연이었다.

 

 

 

 

 

 

 


곤등 역시 쓰촨성의 전통 공연 중 하나로, 4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단다. 부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아내가 남편의 머리 위에 등잔을 올려놓고, 여러 가지 벌을 주는 내용을 희극적으로 보여주었다. 웃긴 분장을 한 남자는 저렇게 등잔을 머리에 짊어진 채 줄을 넘고, 의자 밑을 기어가고, 머리의 움직임만으로 등잔의 위치를 이마와 뒷통수로 바꾸는 등 갖가지 기예를 선보였다. 물론 공연 내내 저 등잔은 떨어지지도 않았고, 불이 꺼지지도 않았다. 중국어 대사가 있긴 하지만, 이미 무대 위 퍼포먼스만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고, 또 즐거웠다. 그리고 역시나 감탄!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공연이자 하이라이트인 변검 공연이 시작되었다. 베이징에서도 변검을 맛보긴 했지만, 본고장에서 제대로 변검을 감상하게 됐다. 특히,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햇던 옷바꾸기,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변의(變衣) 퍼포먼스도 볼 수 있었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어떻게 짧은 시간동안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지,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신기하다.

 

 

 


 
촉나라 시대부터 시작된 변검의 기술은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으로, 자식들에게만 전수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원칙적으로는 여자는 변검기술을 전수받을 수 없고, 그래서 공연도 할 수 없다고 한다. 여자가 결혼을 해서 집을 떠나면, 남편 등 다른 사람에게 변검기술이 유출 될 가능성이 있다나. 당연히 외국인들도 변검을 배울 수 없어서, 변검은 여전히 전통적인 중국의 공연으로 남아 있다.
 
 

 

 

 

 

 

 

 

 

 


동영상을 잘 살펴보고 연구하면 아마도 변검의 비법을 알아낼 수도 있겠지만, 그냥 난 계속 모른 채 살고 싶다. 마술도 비밀을 알고 나면 시시하고 재미없어진다. 다음에도 변검공연을 볼 기회가 생긴다면, 지금처럼 아이같이 신기해하고 감탄하며 공연을 감상하고 싶다.
 

 

 

 


 

 
베이징에서 경극도 살짝 맛보았고, 아크로바틱공연도 보았고, 쓰촨에서는 변검도 제대로 감상하였으니, 중국여행기간동안의 공연문화 체험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싶다. 한시간 반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전혀 모를 정도로 공연은 흥미진진했다. 공연 후에는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로 된 공연소개서도 기념품으로 나눠줬다. 그렇게 받아서 끝까지 잘 챙겨 온 공연소개서는 지금 이렇게 여행기를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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