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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 1. 하노이 SJV 유스하우스 자원봉사 1(080505-080516) 본문

해외여행/'08 베트남

베트남 - 1. 하노이 SJV 유스하우스 자원봉사 1(080505-080516)

돗순이 2015.11.04 23:35

 

 

 

 

2008년 5월과 7월 베트남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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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직전, 군대 동기 한놈이 해외자원봉사 사이트를 추천해줬다. 한번쯤 해외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사이트에 들어가 적당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찾게 되었고,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을 선택하게 되었다.

 

 

   

 

 

 

54, 바리바리 배낭을 싸들고 하노이에 도착했다. 비자를 받지 못한 관계로 입국심사 전 25달러를 내고 한달짜리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하노이 노이바이공항의 첫인상은, 어두컴컴한 입국심사장과 제복을 입고 위압적으로 서있는 심사직원들때문에, 사실 약간 무서웠다.

 

 

신청서 작성시 미리 부탁했던 택시기사가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택시를 타고 약 30여분을 달린 뒤, 좁은 골목길에서 다시 30분정도를 헤맨 뒤에야 롱비엔 다리 근처에 위치한 SJV 유스하우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30분이나 헤맸으면서도, 택시기사는 2달러의 팁을 요구했다.

 

 

나와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은 두명이었다. 이전에는 10명이 함께 일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숫자. 한국인들에게 꽤 인기가 있는 베트남 봉사활동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참여한 한국인은 나 혼자였다. 아마 학기중이라 그랬을거다.

 

 

캐나다 에드먼튼에서 온 마일리. 부모님이 모두 베트남인인 마일리는 영어뿐만 아니라 베트남어도 능숙하게 말했다. (하지만 베트남어를 쓰고 읽을줄은 몰랐다;)

 

 

영국 옥스포드에서 온 꽃미남 레이프. 외모와는 달리 술담배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레이프는 매우 독특하고 강한 영국식 영어를 구사했다. 처음 들었을땐, 영어가 아닌줄 알았더랬다. 리버풀의 광팬이기도 했다.

 

 

다음날 아침 10,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자기소개와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의 시간. 우리같은 단기 자원봉사자는 유스하우스 책임자인 Tung과 매일 바뀌는 현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유스하우스를 관리해 나가야만 했다.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청소를 하고 쉬는시간엔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주 일과였다.

 

 

 

 

 

 

 

 

아이들이 사는 Fisher Village. 이들은 빈 드럼통과 나무판자로 만든 누추한 곳에서 살고 있었다. 고물을 주워 내다팔고, 밭을 일구기도 하지만 생활수준은 하노이에서도 가장 빈곤했다.

 

 

 

 

 

 

 

 

식사를 준비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구하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김치, 된장, 고추장은 근처 재래시장에서 절대 살 수 없는 물건들이었고, 내가 아는 대부분의 채소들도 찾아볼 수 없었다. 군대에서 요리를 했던 경험을 마음껏 활용해 맛있는 한국식 음식을 선보이겠다는 나의 애초 계획도 무참히 날아갔다. 다행히도 한국에서 비상식량으로 가져온 김은 큰 인기를 모으며, 꽤 많은 양을 가져왔음에도 단 한끼만에 모두 사라졌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베트남에서 김은 찰떡궁합이었고, 부피가 작고 가벼운 김을 가져온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집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이곳에서 먹는 점심식사 한끼가 사실상 제대로 된 유일한 식사였고, 때문에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양을 먹어치웠다.

 

 

나에게는 당연한 말이겠지만, 영어로 영어를 가르치는 건 참으로 쉽지가 않았다. 거기에, 이나이 또래 아이들이 그렇듯, 아이들은 수업보다는 노는것에 더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특히나 더 힘들었다. 도저히 공부할 마음이 없어보이는 아이들을 억지로 앉혀놓고 수업하려니,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해지는 느낌도 들 정도였다. 더군다나 말도 하나도 안통하는 선생님이 앞에 서있으니. 같이 수업을 도와줬던 현지자원봉사자들이 조금만 신경써 줬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들긴 한다.

 

 

아이들은, 너무너무 활발하게 잘 뛰어놀았다. 그동안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을 많이 봐 왔기 때문에 특별히 무서워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없었고, 오히려 같이 놀자고, 업어달라고 말하며 먼저 다가왔다. 다만, 아이들이라 그렇겠지만, 한번 갖고 논 물건은 절대로 치우는 법이 없었다;; 뒷수습하느라 상당히 애먹었다.

 

 

International Dinner Party. 한국음식을 만들어야 했지만, 앞서 설명한 대로 재료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덕분에 내가 만들어낸 라면완자볶음(?)은 짜고 맵기만 한, 국적불명의 정체모를 음식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어쨌거나, 맛있게 즐겁게 먹어준 친구들에게 감사.

 

 

일과 중 짬짬이, 다양한 하노이의 모습들을 채험해 볼 수 있었고, 주말에는 그 유명한 하롱베이에도 갔다왔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트에서 이야기하기로.

 

   

 

 

 

 

 

 

 

 

2주동안의 다사다난했던 봉사활동을 마감하는 날, 아이들이 사는 홍강의 섬을 다시 찾았다. 구김살없이 놀며, 수영하는 아이들을 사진속에 담으며, 다음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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