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여행의 기록

모로코 여행기 - 14. 사하라사막 샌드보딩 본문

해외여행/'15 모로코

모로코 여행기 - 14. 사하라사막 샌드보딩

돗순이 2016.01.11 11:32




2015년 2월 모로코 여행기



-----



사하라사막 한가운데 텐트에서 하룻밤 자고, 다시 숙소로 돌아온 건 점심무렵 쯤. 일정상 그날 오후는 자유시간이었다. 다음날 아침 택시를 타고 마라케시로 갈 예정이었다. 반나절동안 뭘 해 볼까 잠시 생각했는데, 숙소에 그냥 있는건 별로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샌드보딩을 한번 해 보기로 결심했다. 때마침 옆 게스트하우스에, 이곳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스노우보드(라고 쓰고 샌드보드라고 읽어야 할 것 같은)가 하나 있길래 빌렸다. 그리고 물 한통과 카메라를 챙겨들고 출발!





숙소 바로 앞에, 아마도 요 주변에서는 가장 높을 것 같은 모래언덕이 하나 있다. 저기에 한 번 올라가서 샌드보딩을 해 보기로 맘먹었다. 난 태어나서 스노우보드를 단 한 번도 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일단 스노우보드에 대한 감을 익힐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야트막한 언덕에서 연습을 해 보았다. 데크에 발을 고정하고, 실제 스노우보드 타는 것과 같은 자세를 잡고 내려오는데, 영 쉽지가 않았다. 여러 번 더 해 보다가, 안되겠다 싶어 그냥 보드 위에 내 엉덩이를 올려놓고, 썰매타듯 내려오는 방식으로 타기로 했다.

 




사막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가지일텐데, 저렇게 사막에서 오토바이를 타는 것도 좋은 방법일거다. 스노우보드와 물통, 카메라를 들고 낑낑대며 언덕을 올라가고 있는데, 저렇게 오토바이를 타고 슈슈슝~ 지나가니 부럽고 신기한 마음에 잠시 지켜보았다. 바퀴가 모래에 자꾸 파묻혀서 그리 쉽고 편해보이지는 않았지만, 다음에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호기심은 들었다.






너무 만만하게 봤는데, 모래언덕은 생각보다 상당히 높았다. 게다가 발이 푹푹 박히니 올라가는 게 더 힘들었다. 그늘도 없으니 내리쬐는 햇빛도 온전히 다 감당해야 했고. 어쨌거나 중간정도까지 올라오니 주변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저 밑에가 내 숙소가 있 곳.






중간쯤에 결국 보드는 포기했다;; 보드는 중간에서부터 타기로 하고, 언덕 꼭대기를 목표로 힘차게 전진을 시작했다.





등산도 능선을 타고 이동하듯, 모래언덕도 능선을 타고 올라간다. 





컴퓨터그래픽, 합성, 포샵 아니다. 가을하늘처럼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과 사막의 아름다운 황금색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힘들게 올라 간 보람이 있었다. 아무도 밟지 않은 것 같은 산을 최초로 정복하는 느낌이랄까. 


실제로는 수많은 사람들이 올랐을거다. 매일매일 부는 바람이 모든 발자국을 지워버리고, 깨끗한 새 모습으로 단장한다. 실제로 사막의 모래언덕은 매년 그 위치와 높이가 조금씩 바뀐다고 한다. 





꼭대기에 올라오니 오아시스와 숙소가 있는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 산등성이에는 오롯이 내 발자국만 남아 있다. 꼭대기에 걸터앉아 바람을 쐬고, 일광욕을 즐겼다. 그렇게 오래 있을 수는 없었다. 직사광선이 너무 쌔서, 잘못하다가는 새까맣게 탈 것 같았다.






내가 올라온 쪽 반대편을 바라본 모습. 반대편은 본격적인 사막이다. 황금빛 모래가 저 먼 곳까지 이어진다. 풍광이 너무 좋아서, 힘들게 올라 온 보람이 있었다.






사실 말은 거창하게 샌드보딩이라고 했지만, 쉽게 말하자면 모래썰매다. 모래언덕 정상에서 내려와, 본격적으로 모래썰매를 타 보았다. 내려올때의 느낌은 짜릿했다. 점점 속도를 붙여 내려오다가, 도저히 감당이 안 되거나 무서움이 느껴지만 그냥 모래바닥으로 구르면 되니 다칠 염려도 없었다. 내가 올라가고 싶은 곳에 올라갔다 내려오면 되는거니 난이도(?)와 길이도 정하기 나름이었다. 다만 한 가지 단점이라면, 10여 초 정도 썰매를 타기 위해서는 10분 정도 모래언덕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것?;; 아까도 설명했지만 모래에 자꾸 발이 잠겨서 올라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몇 번 계속하다 보니 녹초가 되었다. 





샌드보딩 인증샷! 정신없이 모래썰매를 타서 얼굴이며 뭐며 다 정상이 아니다; 타이머 기능을 활용해 이 사진을 찍었는데, 내 카메라도 모래바람 맞으며 상당히 많이 상했다;; 몸은 참 힘들었지만, 샌드보딩은 모로코에서 경험한 소중한 경험 중 하나였다. 내가 언제 또 사하라사막까지 와서 모래사장에서 뒹굴고, 모래언덕을 올라가 일광욕을 즐기게 될까.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지금 현재 이 순간, 가장 최선을 다해 즐기고 놀아야 한다.




숙소 뒷쪽으 보이는 저 모래언덕을 올라갔다 왔고, 저곳에서 샌드보딩도 즐겼다. 숙소에 돌아와 보니, 내가 샌드보딩을 하며 남긴 보드자국이 선명하게 보여서 괜히 기분이 좋고, 자랑스러운(?) 느낌이었다. 내 흔적을 남긴 것 같아서 그런건가(물론 흔적은 바람만 몇 번 불면 금방 없어진다). 





해가 넘어가면서,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밤 사막의 주인은 어둠이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그 신비함을 모두 차단해 버린다. 








동남아시아의 어느 바닷가를 보는 듯한 풍경과 사진. 





내가 올라간 모래언덕도 이제 어둠이 자리잡아간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색깔을 바꿔가는 모습이 신기하다. 







사막에서의 이틀은 말 그대로 최고였다. 다른 곳에서 경험하기 힘든 것이라 더 그런 느낌이 들 지도. 모로코 여행을 오기 잘 했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본다. 여행오기 참 좋은 곳, 당당하게 추천해 주고 싶은 곳이다. 


어둠이 깔리면, 진짜 쉬는 시간. 저녁을 먹고, 씻고 잘 준비를 했다. 다음날은 아침 일찍부터 마라케시로 가는 일정이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2 Comments
댓글쓰기 폼